길상사의 가을 담쟁이

2013. 11. 12. 13:32Sweet Memories/stationary

 

 

 

 

[길상사의 가을 담쟁이]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

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...

 

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곳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

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.

 

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.

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.

 

저곳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

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 천개를 이끌고 벽을 넘는다....

 

- 백자 -  담쟁이 중에서...

 

 

2013 . 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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